경리단길 :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의 실체를 보여주다

richard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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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시장 젠트리피케이션, 경리단길이 보여준 변화의 공식

서울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경리단길’을 떠올립니다. 한때 젊은 세대의 취향과 개성을 상징하던 동네였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른 흐름을 걷고 있죠. 경리단길의 변화를 살펴보면 서울 주택·상업 시장 전반에서 어떤 패턴이 반복되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지역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주택시장에는 어떤 신호를 남겼는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 경리단길의 시작: 오래된 주택가에서 ‘핫플’로

경리단길은 원래 오래된 다가구 주택, 저층 상가, 군부대 인근의 조용한 동네였습니다. 임대료는 낮았고, 젊은 창업자나 감각 있는 소규모 식당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곳이었죠.
이런 초기 분위기는 ‘개성 있는 가게 → 사람들이 몰림 → 동네가 점점 알려짐’이라는 상승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새로운 상권이 탄생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말하죠.
바로 이 지점이 젠트리피케이션의 씨앗입니다.


✅ 인기가 높아지면서 나타난 임대료 상승, 유입과 이탈의 시작

경리단길이 SNS에서 유명해지고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자, 건물주들은 빠르게 임대료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100만 원 내외였던 1층 상가 임대료가 2배, 3배로 오르는 일도 흔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규모 가게들이 이 변화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다음과 같은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 초기 상권을 만든 로컬 가게 → 임대료 부담으로 이탈

  • 대기업 브랜드, 프랜차이즈 → 자리를 대신 채움

  • 지역 고유의 분위기 약화 → 방문객 감소

이 과정이 젠트리피케이션의 가장 대표적인 과정이며, 서울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 주택시장에도 나타난 변화: 전세·월세의 동반 상승 : 젠트리피케이션의 시작

상권이 뜨기 시작하면 그 주변의 주택가격도 즉각 영향을 받습니다.
경리단길 주변의 노후된 다가구·빌라들이 리모델링을 거치거나 신축 원룸, 소형 주택으로 재탄생하면서:

  • 전세 가격이 단기간 급등

  • 신축 원룸 월세는 100만 원대까지 상승

  • 소규모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유입

즉, 젠트리피케이션은 단순히 상가가 바뀌는 문제가 아니라, 해당 지역의 주택 구조 자체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서울은 특히 저층 주거지가 많기 때문에, 이런 변화 속도가 훨씬 빠르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 경리단길의 결말: ‘성공 후 몰락’이라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설

흥미로운 점은 경리단길이 정점에 올랐을 때부터 이미 쇠퇴가 시작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매장이 많아지고, 임대료는 계속 오르는데 정작 사람들은 다른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이동해버린 것이죠.

그 결과:

  • 공실 증가

  • 기존 브랜드 매장의 철수

  • 거리의 활력 감소

  • 지역 가치 정체

즉,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을 키우기도 하지만, 너무 빠르게 소비해버리는 부작용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 서울 주택시장에서 경리단길 사례가 남긴 메시지

경리단길의 변화는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 성수동

  • 연남동

  • 망원동

  • 해방촌

  • 을지로

이 지역들 역시 개성 있는 카페·로컬 비즈니스가 만든 문화적 분위기 위에 상업적 가치가 붙고,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서울은 주택 수요가 강력해 상권의 변화가 주택시장에 즉시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흐름이 더욱 빠르게 진행됩니다.


✅ 앞으로 서울은 어떻게 바뀔까?

경리단길 사례가 보여주는 건 단순합니다.

👉 **젠트리피케이션은 피할 수 없지만, ‘관리될 수는 있다’**는 것.
서울이 장기적으로 균형 있는 도시 성장을 하려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지역 임대료 상한 협약 확대

  • 로컬 비즈니스 보호 정책

  • 지나친 상권 집중을 완화하는 도시 계획

  • 주거·상업 지역의 균형 유지

  • 재개발·재생 사업의 속도 조정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가 성장한다는 신호”이지만,
관리되지 않으면 상권도, 주택 시장도 모두 소모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마무리

경리단길은 서울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끝나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흐름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서울의 변화, 특히 주택시장 흐름을 훨씬 명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